2024년 5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의 시카고에서 제94회 미국항공우주의학회 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Fig. 1). 항공우주의학 분야의 최신 지견과 도전 정신을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학회장에 들어서자마자 여러 전문가들이 서로 교류하며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우주여행시대를 대비한 우주 방사선과 중력 변화에 대한 연구, 차세대 우주복 개발, 그리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고 예방 시스템 등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학회기간 동안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늘과 우주에 대한 열정과 오랜 기간에 걸친 연구 과정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배울 수 있었다. 한편 젊은 연구자들의 창의적인 연구 주제에 감탄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그들의 열정과 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학회 참석은 항공우주의학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고, 더 큰 꿈을 꾸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은 시작단계인 우리나라의 항공우주의학 분야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젊고 유능한 연구자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생각하였다.

이번 학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연구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볼 예정이다.

첫 번째는 인간 우주비행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것이었다. 최근 우주비행이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들의 차이점을 요약하면 다음 Table 1과 같다.

역사적으로 인간 우주비행은 국가 주도의 엄격한 기준과 관리 아래 이루어져 왔다. 숙련된 우주비행사들은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쳐 선발되었고, 그들의 건강 상태는 최상위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정부는 전문 항공우주의학 위원회와 전문가들을 통해 우주비행사들의 건강을 철저히 관리하고, 발생 가능한 모든 의료 상황에 대비했다. 또한, 우주비행사의 의료 기록은 투명하게 관리되었으며, 국가는 우주비행의 안전을 보장하고 사고 발생 시 책임을 지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최근 상업 우주여행 시대의 도래와 함께 민간 기업이 우주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인간 우주비행의 패러다임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는 다양한 연령과 질병 이력을 가진 일반 시민들도 우주여행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기업들은 비용 효율성을 위해 건강 검진 절차를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참가자들은 건강 정보 공개를 거부하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결국 이러한 변화는 항공우주의학 분야에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게 되었다. 다양한 건강 상태의 우주여행 참가자들을 위한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개발하고, 예측 불가능한 우주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의료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점이다. 민간 주도 우주비행 시대는 항공우주의학 분야에 혁신과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이며,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 그리고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였다.

두 번째로, 민간 우주여행의 시대에는 우주여행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질 의료 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민간 우주여행은 다양한 건강 상태의 일반인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이들의 건강을 평가하고 우주비행 적합성을 판단하는 의료진의 전문성은 매우 중요하다. 상업 우주여행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의료진은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 할까? 이에 대한 내용을 Table 2에 정리하였다.

단순히 의사 면허를 소지하고 질병 진단 및 치료 능력을 갖춘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항공우주 환경과 생리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수적이다. 우주는 무중력, 방사선 노출, 극한 온도 변화 등 지구와는 전혀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주여행자들을 담당하는 의료진은 우주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발생 가능한 건강 문제에 대한 예방 및 대처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우주비행 경험과 관련된 의료 지식을 갖춘 것이 중요하다. 과거 우주비행에서 발생했던 질병 사례와 그에 대한 대처 방안을 숙지하고,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우주비행 적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비행 심리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우주비행은 신체적인 부담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은 참가자들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불안, 공포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상업 우주여행 시대의 의료진은 항공우주의학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의료 지식과 경험을 융합하여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항공우주의학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교육, 그리고 관련 분야 전문가들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학회 일정 이후 시카고의 여러 명소들을 둘러보며 짧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윌리스 타워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풍경과, 밀레니엄 파크에서의 여유로운 산책, 그리고 시카고 피자가 기억에 남았다(Fig. 2).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Juwon Lim has been the editor-in-chief since 2022 and had no role in the decision to publish this article.

None.

None.